여러분은 어떤 기준을 가지고 종목을 선택하시나요?
이번 글에서는 기회를 잘 활용하는 케이스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역전 할머니
만약 갑작스레 철도 붐이 일어났다고 생각해볼까요?
어느날 정부가 우리나라의 철도를 두배로 늘리겠다는 발표를 합니다. 엄청나게 많은 역이 새로 생길 것입니다. 대학에서는 (있다면)철도 관련 학과의 인기가 치솟을 것이고 전국 고등학생의 절반은 철도 설비 전문가가 되고 싶어 할 것입니다.
이게 과연 좋은 선택일까요? 그 학생들이 졸업할 즈음이면 새로운 철도는 이미 전국에 다 깔려있을 것입니다. 인기 없는 역과 선로를 철거하지나 않으면 다행입니다.
우리는 역 앞 포장마차에서 맥주 파는 할머니가 되어야 합니다. 역전 할머니는 손해볼게 없습니다. 역 앞에서 맥주만 팔면 됩니다. 역에 사람이 더이상 찾아오지 않는다면 포장마차를 다른 곳으로 옮기면 그만입니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철도 학과에 입학한 학생들은, 졸업하면 그 기회가 더 좁아질 뿐입니다. 터진 거품 위에 올라설 자리는 없습니다.
청바지
미 서부에서 금광이 발견되었을 때, 많은 사람들이 금을 캐러 갔습니다. 우리는 이를 골드러시라 부릅니다. 과연 골드러시에 동참한 사람들은 부자가 되었을까요? 몇몇은 부자가 되었을 수 있겠지만, 절대 다수의 사람들은 건강을 잃고 사금만 얻었을 뿐입니다.
진짜로 부자가 된 사람은 광부들에게 청바지를 판 사람입니다.
그 때 판 청바지가 바로 리바이스 입니다.
https://www.levi.co.kr/about-us.html
반도체
반도체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많은 기업들이 자신만의 특수한 목적을 가진 반도체를 갖고자 합니다. 구글의 AI칩, 테슬라의 자율주행을 위한 칩, 애플의 M 시리즈 칩, 퀄컴의 스냅드래곤 등 이미 익숙히 들어본 기업들이 반도체 설계를 합니다. 심지어는 빠른 트레이딩을 위해 금융권에서도 자신만의 칩을 갖기를 원합니다. 이러한 현상은 다극화할 것입니다. 이로 인해 더 많은 설계가 이뤄질 것이 분명하나, 이들은 자체적으로 반도체를 생산할 능력이 없습니다.
그러면 누가 이런 상황을 좋아할까요?
바로 파운드리(설계도대로 반도체를 생산해주는 것을 일컬음.) 업체입니다. 그깟 생산 따위 공장 하나 갖고 있으면 되는 것 아니냐고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고도로 세밀한 공정은 아무나 할 수 없습니다. 세밀한 공정이 필요한 반도체라면 TSMC나 삼성전자에 맡기는 것 말고는 칩을 찍어낼 방법이 없는 것이죠. (전기차 시장이 커지면 꼭 TSMC와 삼성전자가 아니더라도 좋을 파운드리 기업이 많이 있겠네요.) TSMC와 삼성전자는 일종의 청바지 판매상인 셈이죠.
그런데 TSMC와 삼성전자에게 청바지를 파는 기업이 있습니다.
바로 ASML입니다. 극도로 세밀한 공정을 위해 특수한 장비가 필요한데요, 현재 이러한 기기를 만들 수 있는 기업은 EUV 생산 업체인 ASML이 유일합니다. ASML이 없다면 세밀한 칩은 아예 만들수가 없습니다.
마무리
트렌디한 현상은 좋아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속에는 치열한 경쟁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경쟁하기보다는 한 발짝 물러나 청바지를 파는 기업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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