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을 해야겠다’ 마음먹고 난 후 세상을 사업가의 눈으로 바라보려 했습니다
SNS에서 워라밸이나 직장에 대한 썰을 보면 ‘대표 입장에서 어떻게 인력관리와 팀 빌딩을 해야 할까’ 생각했습니다
저는 좋은 팀은 일에 200% 열정을 태우는 팀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사실 모든 대표가 원하는 팀이지만 현실에 존재하기 힘든 유토피아 같은 팀입니다
제가 이런 팀을 원한 이유는 양극화가 심해지는 디스토피아 세상에서는 유토피아 팀만 살아남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좋은 팀에 대한 기준이 바뀌는 일이 몇 주 전에 있었습니다 (이번 주 주간회고록이라기에는 좀 시간이 지났네요ㅎ)
어느 모임에서 한 분이 회사에서 80%의 에너지로만 일하는 게 좋다는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이분이 이야기를 시작했을 때 저는 평소처럼 속으로 200%로 일하는 팀을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머릿속이 복잡해졌습니다
이분은 최근에 집안에 조사가 있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회사에서 80%만 일했기에 남은 에너지로 이번 조사 때 가족을 챙길 수 있었습니다
만약에 그분이 회사에서 200%로 일했다면 가족과 있을 때도 자연스럽게 일 생각을 했을 것이고 시간이 지나고 나면 가족에게 신경 쓰지 못한 본인의 모습에 현타가 왔을 것입니다
저는 이 스토리에 어떠한 반박도 할 수 없었고 200%로 일하는 팀에 대해 다시 생각해야 했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 주에도 충격적인 글을 읽었습니다
80%의 에너지로 일한다는 그분이 쓰신 글인데, 회사 일이 너무 재밌고 일에 몰입하고 있다는 글이었습니다
80%의 업무 노력 =/= 일을 즐기고 노력한다
제 무의식에는 위 공식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공식이 그분의 글을 읽으며 깨졌습니다
일이 즐거우면 당연히 200%로 일하게 된다고 생각했지만
80%로 적당히 힘을 빼고 일하면서도 충분히 일을 즐기고 몰입할 수 있었습니다
성과는 노력과 비례하지 않기 때문에,
사람은 지치거나 슬럼프를 겪기 때문에,
본인의 페이스를 스스로 조절할 줄 아는 사람이 좋은 팀원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회고록의 내용이 그분에게는 정말 당연한 진리였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편협하게 생각하던 저에게는 새로운 관점이 열렸습니다
이제 제게는 숙제가 남았습니다
팀을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
- 본인의 페이스를 조절할 줄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
- 페이스를 조절한 속도가 30km인 사람과 80km인 사람
사실 이런 간단한 기준으로 또다시 사람을 구분하려는 시도도 상당히 편협합니다
아직 어려워서 정답은 모르겠으니 일단 저부터 다시 열정있게 일하면서 경험을 쌓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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