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개발자 재취업 후기

시간이들겠지 2024. 7. 7.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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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도 칠전팔기라는 말이 맞아떨어졌다

8번째 면접에서 처음으로 합격했다

 

2023년 퇴사 이후 6개월간 휴식을 가졌고, 다시 마음을 다잡고 재취업을 준비하고 있었다

 

코로나가 한창이던 2021년 첫 취업 때와는 확실히 시장 분위기가 달랐다

그때는 프로그래머스에 가볍게 올려놓은 이력서를 보고 기업에서 먼저 연락이 왔고, 뚝딱대며 면접을 본 이후에 합격했다

 

그때 기업들은 가능성 있는 신입을 뽑아서 키우겠다는 의지가 있었다

아니, 금전적 여유가 있었다

개발자가 부족하다는 뉴스가 쏟아졌고, 돈은 많은데 개발자가 없어서 직접 키우려 했다

나는 그 수혜를 톡톡히 입었다

 

지금은 기업이 어렵다는 뉴스가 쏟아진다

정부와 기업은 투자를 줄이는 중이다

기업은 돈이 없고, 기업에게 돈은 시간이다

신입을 키울 시간이 없는 기업은 당장 일해 줄 경력직만 찾는다

 

나는 이번 취업을 준비하며 도메인을 웹으로 전환한 후, 신입으로 지원하고 있었다

신입 공고의 경쟁률은 유독 높았고, 짧은 경력은 그나마 무기가 되어 주었지만 이걸로는 부족한 것 같았다

기술 면접은 무난하게 다 잘 대답한 것 같았지만, 보이지 않는 또 다른 면접자가 나보다 더 똑똑했던 탓일까?

결과는 좋지 않았다

 

성장을 위해 실패를 달게 받으려고 하지만, 실패는 확실히 쓴맛이다

취업 준비는 장기전 조짐을 보였고, 자기 신뢰감은 조금씩 증발했다

 

‘월급을 줄 기업이 없으면 사업을 해야 하나..’

‘사업은 고정 수익이 있는 채로 해야 좋은데..’

‘알바를 할까? 취업을 위해 자격증을 딸까?’

 

이 고민을 정리하는 중에 문자가 왔다

 

 

‘다행이다’

재미없는 자격증 공부는 미뤄도 된다

 

코로나 때 경제가 힘들다고 했지만 개발자는 호황이었다

경제의 역풍을 제대로 맞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경험은 나에게 어떤 자산이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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